나는 여태까지 수많은 이혼남들을 만나보았다. 이혼한 지가 이미 강산을 두 번 엎을 정도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열정적으로 삶을 밟아 나가는 남자가 있는가 허면 하루하루를 짜증스럽고 무덤덤하게 보내는 이혼남도 있었다. 또, 이혼한지 갓되지 않았지만 금새 다른 여자를 수소문 하고 있는 남자도 있다.
  여자가 먼저 선수쳤든 어찌 되었건 그 경위를 떠나서, 그런 이혼남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다른 남자들을 특히 경계한다는 것이었고 성격에도 뿔이 달려 있어 간혹 타인에게 피해를 주며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단 한 명만에게서 그런 면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내가 만나본 대부분의 이혼남이 그러했는데 내가 볼 때 그들이 이혼을 겪게 된 것은 그 스스로들의 성격이 빚은 결과물이라고 보여진다.
  친하지는 않지만 내가 아는 서른 중반의 한 남자는 아직 미소녀물을 좋아한다. 그 역시 이혼남이다. 어느날 대화를 하다가 블로그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내가 블로그를 하고 있다고 말했더니 그도 블로그를 한댄다. 그래서 블로그를 자랑스럽게 보여주는데 미소녀 만화 천지였다. 나는 그것을 본 순간 어색한 미소를 멀건히 지어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언제부터 운영해왔는지를 내가 물었을 때 그가 이혼하기 전부터 꾸준히 운영해왔다는 말을 해줬기 때문이다. 그는 또 자신의 블로그에서 자신의 나름의 생각을 빌어 연예인, 작가, 영화, 사회 등에 대한 비평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그 글들을 읽어봤을 땐 논리적인 비평을 통한 해결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비판만 하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혼이라는 거사를 치루게 되는 경위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 경우 미소녀물에 집착을 보이고 또 타인을 평가할 때 단점만을 꼬집어 얘기하는 남자와 삶을 계속 꾸려나갈 여자는 과연 이 세상에 몇 명이나 될까. 저 낙후된 어느 나라에서 아직까지 억지로 시집살이 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그 성격만 보고 결혼 대상이 되어줄 여자는 제로다. 그래서 당시 내가 그 남자에게 약간 농담식으로 이제 이런 건 접어야 새장가를 안 가겠느냐 라고 말을 건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는 그게 좋댄다.
  타인을 평가 내리는 것은 괜찮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그게 도가 지나쳐 타인의 행동까지 나의 방식으로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도 해결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단점만을 꼬집어 비판한다면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욕을 쏟아붓는 행위나 다름이 없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나의 취미 혹은 여태까지 해왔던 삶의 방식을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면, 또 그것이 반려자가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이라면 과감히 생각을 달리해볼 가치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혼남들은 상대와 이별을 하고 나서도 계속 해서 자신의 고집을 유지한체 삶의 패턴을 바꾸지도 않고 있는 모순을 보인다. 그러면서 나를 감싸달라니 무슨 태도일까. 내가 상대를 감싸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타인이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가 이 말이지. 역지사지란 말을 자주 쓰지만 오늘 또 나는 이 역지사지란 말을 되풀이 한다.
2007/05/05 08:34 2007/05/0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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